수필

집단이기주의

aspakang 2020. 9. 4. 17:21

코로나바이러스의 재창궐로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져있는데 이 와중에 의사들이 집단파업을 하고 있어 설상가상의 상태다. 더구나 태풍 바비에 이어 태풍 마이삭 그리고 또다른 태풍이 한반도를 정조준해서 올라 오고 있단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논란의 핵심은 의대의 신규설립과 의대생 증원이다. 결국 의사수가 증가하는 것이다. 정부는 아마 이 코로나사태를 맞이하여 부족한 의사를 보충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공공부문의 의사수를 증원하여 코로나등 공적으로 치료해야 할 감염병환자의 치료를 원활히 하고 또한 의료취약 지역인 농어촌이나 오지의 보건소나 공공의료시설에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정부의 의도는 정당하고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계획은 의사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의료 전공의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하고 동네의사와 의대 교수까지 이를 응원하는 대열에 참여했다. 보름간 계속되고 있는 이 파업으로 국민들의 건강은 볼모로 잡혔다. 소위 코로나 위.중증 환자의 치료가 지연되고 긴급한 위중 환자의 수술도 뒤로 미루어 졌으며 급하게 응급실을 찾는 응급환자는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비명횡사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가 이번 일을 졸속으로 처리하려다 이런 사태를 맞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나라 최고의 엘리트집단이라는 의사협회의 회장이나 대변인이 쏟아내는 말과 문장이 너무나 저열하고 치졸해서 아프면 의사신세를 지는 나도 역겹다.  

 

사실 국가는 공권력이라는 엄청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조직화된 공권력에 대항해서 자신들의 이익과 의견을 관철하려면 개개인의 힘만으로는 안되기에 같은 이익과 의견을 공유하는 개인들이 뭉칠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이나 각종 이익단체. 압력단체들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점에 있어서 의사협회만큼 강한 단결력과 협상력을 가진 단체도 없다. 언급할 필요도 없이 그들은 이나라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하고 있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구성원 개개인은 엘리트들이며 엄청난 교육과 수련의 과정을 거쳐서 한명의 의사로 태어난다. 국가와 사회가 그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존경의 의미를 담아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여준다.

 

하지만 그들도 이기적인 개인이며 "밥벌이"를 해야하는 생활인이다. 더구나 돈이 가장 중시되고 가치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 시대의 파편화된 존재이다. 그들은 이미 "사"자가 붙는 변호사, 회계사의 숫자가 늘어나면사 그들의 소득과 사회적 지위가 하락하는 것을 보아 왔다. 그래서 무슨 이유를 내세워서라도 그 숫자를 늘리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그래서 그들의 노력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는 이 세상에서 그들을 비난해야 할 이유를 찾기는 쉽지않다. 개인의 자유로운 이익 추구야말로 이 세상을 더 발전시키고 풍성하게 하며 사회전체의 행복을 더 증진시킨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 많이 버는 자가 성공한 자이고 가치있는 인생이라는 인식이 정당하고 바람직하다. 누가 그들을 비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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