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유심조"란 말이 있다. 불경의 하나인 화엄경에서 나오는 말이다. 일체를 마음이 만든다고 해석이 되는데 알기쉽게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말이 쉽지 어떻게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겠는가? 물리적인 목마름이나 배고픔은 잠깐 동안은 매실밭을 생각하며 침샘을 자극하거나 생일상을 생각하며 잊을 수 있겠지만 장시간 지속적으로 참을 수는 없다.
차라리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는 공산주의식 유물론이 더 현실적이다. 목마른 자가 우믈을 파게 되고 배고픈 자가 음식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가진 것이 몸뚱이 하나의 노동력밖에 없는 사람들을 생업전선에 나서게 만드는 것 역시 이것이다. 이 이론으로 마르크스는 한때 세상의 절반을 지배하였으며 이 사상은 아직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유심론, 유물론을 논할 생각은 없다. 유물론이든 유심론이든 결국은 우리 개개인의 마음이 느끼고 판단하고 결정하여 이에 따라 우리는 말과 행위를 한다 .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부터 사람들은 우리의 영혼은 머리에 있어도 마음은 심장에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심장이라는 장기자체가 유알하게 이른바 "마음심"자를 가지고 있다. 심장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며 이것이 뛰지 않으면 죽은 사람이다. 서양에서도 " Heart"란 말이 가슴내지 심장을 의미하고 "Warm heart cool brain"이란 말처럼 따뜻한 가슴을 옹호한다.
즉 마음은 착하고 따뜻한 것으로 인식되고 이해되었다. 양심이란 단어도 한자어를 해석하면 "좋은 마음"이 아닌가? 우리가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 한다고 자주 말하는 이유도 사람은 착하고 따뜻하고 좋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사람은 태생적으로, 아니 본능적으로 이기심을 가지고 태어난다. 생물진화론의 관점에서 이는 너무도 당연하고 보편적이다. 양심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라고 한다. 도덕적 의식이니 당연히 그름보다는 옳음, 악보다는 선을 추구하는 의식 즉, 마음일 것이다.
그럼 이기심은 양심과 충돌하는 것인가? 이기심이 양심보다 더 태생적이고 본능적인 것이니 양심보다 우선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이기심은 양심에 의해 순치되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기심은 옳고 그름, 선과 악의 판단을 벗어난 중립적인 것인가? 양심이 도덕의 기준에 의해 정해진다고 하지만 도덕 역시 역사의 흐름속에서 수없이 바뀌어 왔고 그 기준도 모호해지고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이 비양심적이되고 벌거벗은 이기심만이 각축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경제학의 비조인 A. Smith는 모든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화롭게 돌아간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현대사회가 가장 조화로운 세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