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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aspakang 2016. 12. 25. 09:35

불가에서는 인간이 짓는 열가지 죄악을 열거하고 이를 참회하는 진언을 세번 외우라고 한다. 십악참회진언 "옴 살바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이다.


그런데 인간이 짓는 열가지 죄악은 몸으로 짓는 것이 세가지이고, 마음으로 짓는 것 역시 세가지인데 입으로 짓는 것은 네가지이다. 입으로 짓는 죄악이 가장 많다. 입으로 짓는 죄악 네가지는  남을 험담하는 것, 사람사이를 이간질하는 것, 사실을 꾸며서 과대포장 하는 것, 그리고 거짓말이다.


이 네가지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나머지 세가지 죄악을 범할 때도 보통 거짓말이 끼어들게 먀련이다. 남의 뒷땅을 깔때도 보통 우리는 이를 과장하는 거짓말을 하며, 이간질을 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본인의 잘못은 감추고 자신이 잘한 것만 강조할 때도 우리는 이미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거짓말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많이 하는 것 같다. 도대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이슈가 있어서 당사자가 TV뉴스에라도 나올 경우, 사실을 말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최근의 대통령 탄핵정국에서도 이 경향은 여실히 드러났다.


우선 나라의 최고 지도자라는 대통령이 거짓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한다. 그것도 대국민담화의 형식으로 전국적으로 온국민을 향해 대놓고 거짓말한다. 수치스럽고 이나라 국민이라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 국회 청문회장에 나타난 재벌, 권력자들도 본인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사실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니 그 밑에서 일한 삶들이야 일러 무삼하리오다. 일부 재벌이나 권력자에 의해 밀려나거나 찬밥신세가 된 사람들의 분노에 찬 폭로의 소리만 들릴 뿐 당사자들 중 단 한명도 5천만 국민앞에 진실을 말하는 자를 보지 못했다.


그뿐인가? 일부 증인 심문을 하는 국회의원들조차 자신의 당파에서 저지른 일이라 이를 호도하고 무마하기위해 증인들에게 거짓증언을 강요하고 유도하는 소위 유도심문을 한다. 나라전체가 거대한 거짓말의 도가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나라를 이렇게 천박하고 비루하게 만들었을까?


필자가 보기에 이는 우리나라의 경쟁적인 교육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90년대에 필자가 해외에 거주하면서 자녀들을 미국인이 운영하는 국제학교에서 공부시킨 적이 있었다. 그때 한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거의 끝나갈 무렵 학교에서 자녀 담임선생의 면담요청이 왔다. 가보니 선생은 우리애가 지난 학기에 학교에 제출한 각종 자료와 행동발달상황 시험점수등 모든 자료를 분석해 놓고 있었다. 그리고는 우리애의 장점과 특기에 대해서만 장황히 설명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얘는 무슨 과목을 잘한다, 어떤 특기가 있다, 이런 좋은 인성을 가지고 있다등등......


소위 칭찬의 교육이었다. 너는 무엇을 잘한다가 아니라 이 점이 부족하다, 이것을 못한다라고 하는 비난내지 부정의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세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잘하면 되었지가 아니라 누구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자라온 나는 남의 강점이나 뛰어난 부분을 긍정하고 칭찬하기보다 남의 약점이나 모자라는 부분을 부정하고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라나는 애들에게 대해서도 칭찬하거나 긍정하기보다도 비난하거나 부정하는 행동을 훨씬 더 많이 보였던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존심이 있어 자신이 잘한 행위나 업적은 드러내 보이려고 하고 실수나 약점은 감추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려서부터 자신이 잘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해 주지 않고 못한 부분에 대해서 비난하니 자연히 거짓말이 늘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어린이들이 어쩌다 어른이 되었으니 온나라에 거짓말쟁이들이 득시글 거리게 된 것이다.